3월 초 600억 CB 발행 이어 최소 1500억 투자 유치 추진
“5월 미 FDA 허가 이벤트 앞두고 적기라 판단한 듯”
에이치엘비(HLB)가 최소 1500억원 규모의 메자닌 발행을 추진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 기대감에 HLB 주가가 급등하자, 지금이 자금 조달 적기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메자닌이란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중간층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금융시장에서는 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모두 지닌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을 일컫는다.
18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HLB는 최소 1500억원 규모의 메자닌을 발행하기 위해 여러 기관 투자자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활용할 예정이며, 정확한 발행 조건은 정해지지 않았다.
HLB는 이달 초에도 600억원의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발행 조건은 표면이자율 1%, 만기이자율 4%로 설정됐다. 예적금 이자율보다 낮아 사실상 전환청구권을 행사해야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다. 투자자들은 HLB 미래 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7만9610원이며, 전환청구기간은 오는 2025년 3월 8일부터 시작된다. 최근 HLB 주가가 10만원선에서 움직이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20% 평가이익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만약 추가로 전환사채를 발행한다면, 전환가액이 더 비싸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HLB 주가는 신약 기대감에 연초 대비 2배 넘게 급등한 상태다. 미국 자회사 엘레바가 보유한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이 미국 FDA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늦어도 5월에는 FDA 신약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전환사채는 주가가 올랐을 때 발행하는 게 회사 측에 유리하다. 전환사채는 주가에 따라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이 이뤄지는데, 주가가 오르면 전환가액도 올라 전환될 주식 수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하한선이 있어 일정 규모 이상 주식이 늘어나지 않는다. 전환사채일 때에는 부채지만, 주식으로 바뀌면 자본이 되는 것도 이점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향후 주가가 올라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필요하다. HLB 측은 “5월까지 중요한 이벤트가 잡혀있어 여러 투자자가 지켜보고 있다”면서 “당장 운영자금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며, 투자자 사정에 따라 발행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조선비즈
댓글